왕숙천 36.32㎞ 구간 하천기본계획 도면. 제방 신설·보강과 보·낙차공 정비, 교량 신설·재가설 등의 방향이 담겼다. 자료=한강유역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이 왕숙천 36.32㎞ 구간을 새로 정비하기 위한 하천기본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제방을 새로 만들거나 보강하고, 기존 보·낙차공을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교량도 일부는 새로 놓고, 일부는 다시 설치하거나 철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번 계획은 왕숙천만 따로 공사하는 사업은 아니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안양천과 왕숙천, 망월천, 탄천, 양재천, 홍제천 등 서울권역 6개 하천의 7개 계획 구간, 총 129.62㎞를 대상으로 새 하천기본계획을 세우는 과정의 하나다. 왕숙천은 포천시 내촌면에서 남양주를 지나 구리시 한강 합류점까지 36.32㎞로, 이번 대상 구간 가운데 가장 길다.
하천기본계획은 한 번 세우고 끝나는 계획이 아니다. 도시화로 주변 여건이 달라지고 집중호우 위험도 커진 만큼, 달라진 하천 상황을 반영해 홍수 방어와 이용·관리 기준을 다시 정하는 작업이다.
제방 11.7㎞ 새로 만들고 보 15곳 철거 검토
초안에는 왕숙천 제방 8개 구간, 총 11.691㎞를 새로 조성하고 기존 제방 10개 구간, 2.748㎞를 보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집중호우 때 물이 넘치는 위험을 줄이고 홍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정비다.
하천을 가로막아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보와 낙차공도 손본다. 현재 45곳 가운데 29곳은 그대로 두고, 1곳은 다시 설치하며, 15곳은 철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물의 흐름과 생태환경을 함께 고려해 기존 보·낙차공을 정비하는 방향이다.
교량도 손본다. 기존 교량 가운데 53곳은 그대로 두고 7곳은 다시 놓으며, 3곳은 철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새 교량 7곳도 계획에 포함됐고 1곳은 장래 사업으로 남겨뒀다. 어떤 교량이 철거되거나 새로 들어설지는 이후 세부 계획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왕숙천 36.32㎞는 포천에서 남양주를 거쳐 구리 한강 합류점까지 이어지는 전체 구간이다. 이에 따라 제방과 교량 정비 가운데 남양주에 해당하는 정확한 위치와 규모는 세부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홍수 대응 넘어 친수·생태공간도 손본다
이번 계획에는 홍수 대응뿐 아니라 왕숙천을 시민이 이용하는 친수공간과 자연성을 회복하는 복원공간으로 나눠 관리하는 방향도 담겼다. 왕숙신도시 개발로 하천 주변 이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산책로와 친수시설, 생태공간이 앞으로 어떻게 정비될지도 관심을 끈다.
현재 공개된 초안은 주민 의견 수렴과 환경 검토 등을 거쳐 최종 계획으로 확정된다. 남양주에서는 지난 9월 2일 진접읍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공람은 9월 16일까지 진행되고 주민 의견은 9월 23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이후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2027년 하반기 하천기본계획을 재수립해 고시할 계획이다.
하천기본계획은 곧바로 공사에 들어가는 실시계획이 아니라 앞으로 하천을 어떤 기준으로 정비하고 관리할지를 정하는 큰 틀이다. 제방 신설이나 보 철거, 교량 정비가 실제 공사로 이어지려면 이후 설계와 예산 확보 등의 절차가 뒤따르게 된다.
왕숙천은 진접·진건과 왕숙신도시를 지나 구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남양주의 대표 하천이다. 이번 계획이 확정되면 홍수 대응은 물론 하천 주변 생활환경과 친수공간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왕숙천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필요 없는 시설은 정리하면서 필요한 교량과 하천 공간을 다시 손보는 장기 정비계획이 새로 마련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