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청사 전경. 지난 10일 건설교통위원회에서 강동하남남양주선 2·5공구 계약방식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를 묻는 질의가 나왔고, 경기도 철도건설과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설명하기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경기도의회 강동하남남양주선(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 2·5공구 사업자 선정이 장기간 표류하는 가운데, 경기도가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기가 좀 민감한 부분들이 있다”고 밝힌 사실이 확인됐다.
남양주데일리가 지난 10일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이대한 의원은 이날 2·5공구가 수의계약과 기타공사 방식 사이에서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경기도가 맡은 2~6공구 가운데 3·4·6공구는 실시설계 적격자가 선정된 반면 2·5공구는 아직 업체 선정이 끝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단독 응찰로 턴키 입찰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수의계약이나 기타공사 방식 가운데 방향을 정했어야 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며 명확한 이유를 요구했다.
경기도 철도건설과장의 답변은 이례적이었다.
철도건설과장은 지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기가 좀 민감한 부분들이 있어 가지고…”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이어 도지사의 영향 여부를 묻자 철도건설과장은 이를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답변 대신 별도의 서면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계약방식 결정과 관련한 답변이다. 수의계약 또는 기타공사 방식 가운데 방향이 정해졌느냐는 질문에 철도건설과장은 “저희 의지보다는 그걸 결정해 주셔야 되는 그런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침을 조속히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록만으로 민감한 부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업 지연의 구체적인 이유를 요구받은 실무 책임자가 공개적인 설명이 어렵다고 답하고 별도 서면자료 제출을 약속한 사실은 분명하다. 특히 단순한 입찰 유찰을 넘어 계약방식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실무부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음을 시사하는 답변까지 나오면서, 장기간 표류 배경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2공구를 둘러싼 수의계약 논란도 이미 공개적으로 제기된 상태다. 지난 6월 5일 4차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해 다시 유찰됐고, 경기도는 재공고가 유찰될 경우 최종 단독입찰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공고했다.
이후 경기도의회에서는 현대건설이 시공한 GTX-A 삼성역 구간의 주철근 누락 문제를 들어 수의계약을 추진할 경우 안전성과 시공능력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유호준 의원은 6월 9일 철도항만물류국장에게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수의계약 단계부터 철저한 검토와 공사 감독을 주문했다.
문제는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회의에서 전체 사업기간 가운데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2031년 개통 목표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2·5공구의 사업자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도는 7월 업무보고에서도 강동하남남양주선의 실시설계를 2027년 상반기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본지는 앞서 2·5공구 반복 유찰에 이어 올해 예정됐던 LH 부담금 102억5500만원 지급까지 늦어지면서 2031년 개통 일정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록은 그보다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반복 유찰 이후 수의계약과 기타공사라는 선택지가 있는데도 왜 경기도가 장기간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경기도 실무 책임자는 그 이유를 공개석상에서 설명하기에는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실무부서의 의지만으로 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무엇이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동하남남양주선은 왕숙과 진접2지구의 핵심 광역교통대책이다. 아파트 건설과 입주는 계속 앞으로 가는데 철도사업은 계약방식조차 정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다면 ‘선교통 후입주’라는 원칙과도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2031년 개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이상 막연한 조속 추진이 아니다. 수의계약이든 기타공사든 경기도가 사업방식을 결정하고 후속 절차를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2·5공구 결정이 장기간 늦어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기도가 스스로 꺼낸 ‘민감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도 남아 있다.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광역교통사업의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 결정 과정 역시 가능한 범위에서 투명하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