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8월 10일 경기도청에서 주형철 경제부지사 주재로 50명 규모의 전담조직 1차 회의를 열고, 지난 8월 5일 선언된 재정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경기도는 세출 구조조정과 AI 시대 세입 확충 등 4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8월 말까지 종합 실행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광역 지자체가 체제 개편을 선언하며 재정위기 극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은 당위성을 지니지만, 모호한 제도 개혁 수식어 뒤에 숨은 구조적 한계와 위험성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낡은 지방재정제도 개혁의 명분과 구조조정의 칼날
경기도 수뇌부는 금번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AI 시대로 전환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 개발시대에 묶여 있는 지방재정제도를 지적했다.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방식과 복지 수요가 급변했음에도 세원 배분은 과거의 틀에 고착되어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2027년 본예산을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원점 재검토하고, 핀셋 방식의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깎기 위한 추경이 아니라 민생을 채우기 위한 추경이라는 강변은, 세입 감소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민생 예산의 보루를 지키려는 방어적 몸부림이다.
그러나 가용 재원이 고갈된 상태에서 추진하는 세출 구조조정은 당장의 연명책에 불과할 수 있으며, 근본적인 세입 확충 없는 예산 재배치는 자칫 밑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방편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AI 시대 세제 개편의 미명 아래 기초지자체 세원 탐내는 우 범해선 안 돼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은 세입 확충과 세제 개편 논의에서 나타나는 위험한 유혹이다.
AI 시대에 맞춘 국가와 지방 간 사무·재정 배분 구조 재설계는 당위성을 갖추고 있으나, 그 화살이 광역단체의 재정 단비를 위해 기초지자체의 핵심 수입원인 법인지방소득세를 탐내는 방식으로 귀결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의 주요 세원인 법인지방소득세는 지역 산업 기반과 밀접하게 연계된 기초 재정의 보루다.
경기도가 광역 차원의 재정위기 극복을 명목으로 법인지방소득세의 수입 배분 구조를 광역 중심으로 재편하거나 기초지자체 재원을 침해하려 든다면, 이는 지방분권의 가치를 훼손하고 도내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자악이 될 것이다.
낡은 지방재정제도를 개혁한다는 명분이 기초지자체의 고혈을 쥐어짜는 명분으로 변질되는 일은 엄격히 경계해야 한다.
경기도가 출범시킨 4개 분과 50인 규모의 전담조직이 진정한 재정위기 극복을 이루어내려면, 중앙정부로부터의 명확한 사무·재정 이양을 끌어내는 대외적 투쟁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편의주의적 재정 재배열이나 기초지자체 쥐어짜기가 아닌, 진정한 체질 개선과 중앙-지방 간 권한 재정립만이 경기도 재정의 미래를 밝히는 유일한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