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시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 그 물결이 기존의 삶터를 덮치는 파도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밀물이 될 것인지는 소통의 깊이에 달려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24일 진건퇴계원행정복지센터에서 제4회 진건 상생발전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며 왕숙 신도시 개발이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서 원도심과 신도시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정밀한 설계도를 펼쳐 보였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지역 민원을 수렴하는 자리를 넘어, 신도시의 화려한 외형 뒤에 자칫 가려질 수 있는 원도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대화의 장이었다.
낡은 혈관을 보수하고 성장의 맥락을 잇는 인프라 혁신
도시의 성장은 원활한 흐름에서 시작된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먼저 논의된 사안은 왕숙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물차 운행 증가와 그에 따른 도로 훼손 문제였다.
협의체 위원들은 신도시 건설의 하중을 견뎌내고 있는 진건읍 일대의 도로망을 도시의 혈관에 비유하며 신속한 보수와 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용정사거리 일원의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산업단지와 왕숙지구를 연결하는 도로를 넓히는 안건은 신구 도심을 하나의 유기적인 경제권으로 묶는 핵심 과제로 다뤄졌다.
이러한 물리적 연결은 단순히 이동의 편의를 넘어선다. 원도심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신도시의 기반 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함으로써, 개발의 온기가 소외된 구역 없이 골고루 퍼지게 하려는 의지다.
도로변 조명 개선 역시 안전이라는 기본권을 넘어 원도심의 표정을 밝게 바꾸고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는 중요한 장치로 논의되었다.

자연의 흐름 속에 피어나는 상생의 가교
진건 상생발전협의체는 도시의 외형적 팽창만큼이나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생태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사능천 통합공원 조성사업과 연계한 산책로 및 호안 정비, 인도교 설치는 자연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신도시와 원도심 주민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용정천 정비 사업 또한 치수 기능을 넘어 주민들에게 쾌적한 수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태적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학철 진건퇴계원행정복지센터장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도시 계획의 나침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협의체는 이날 도출된 안건들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시 관련 부서에 강력히 건의하고, 정책 수립의 초기 단계부터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는 신도시 개발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절의 위기를 극복하고, 원도심을 신도시의 배후지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격상시키려는 시도다.
왕숙 신도시라는 거대한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한 지금, 진건 상생발전협의체가 놓는 상생의 가교는 남양주시가 추구하는 진정한 균형 발전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