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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위 TF 1번 지정된 풍양역사 신설, 패스트트랙으로 응답하라
  • 최성민 <칼럼>
  • 등록 2026-04-21 11:26:12
  • 수정 2026-04-21 13: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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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도시 정책은 오랜 시간 동일한 실패의 공식을 반복해 왔다.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를 올리는 속도는 빠르지만, 그 도시를 서울과 연결하는 철도는 항상 뒤늦게 따라붙는다. 입주민이 먼저 짐을 풀고, 철도는 그 뒤를 쫓는 구조다. 남양주 진접2지구는 이 고질적인 엇박자가 또다시 현실로 굳어지는 현장이다. 1만 호를 웃도는 대규모 주택이 공급되는 한복판에서, 지구의 교통 중심축이 될 가칭 풍양역은 착공은커녕 설계 한 줄 시작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신도시 교통대책 신속추진 TF를 가동하며 풍양역 신설을 관리 대상 사업 1순위로 올렸다. 이는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그러나 관리 목록의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곧 적기 개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풍양역이 처한 위기는 단순한 공사 지연을 넘어선다. 관계 기관 간의 이해 충돌과 복잡한 설계 구조가 얽힌 복합적인 문제다. 지하철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이 이미 운행 중인 상황에서, 풍양역은 열차가 오가는 고가 선로 구간에 역사 구조물을 추가로 시공해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9호선 연장선인 강동하남남양주선의 종착역 기능까지 더해지며 실타래는 더욱 복잡해졌다. 두 노선의 설계 시점과 공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개발 사업 시행자인 LH, 9호선 사업시행청인 경기도, 역사 운영과 재정 분담을 떠안아야 할 남양주시가 사업 추진 절차와 개통 후 운영 부담을 놓고 어느 기관도 적극 나서지 않으며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갈등이 봉합된다 해도, 역사 공사비를 부담하는 LH와 실제 건설을 주관할 국가철도공단(KR) 사이에 위수탁 협약을 맺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운행 중인 노선에서의 사고 책임, 공사 지연 배상 등 법적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과정이 또 하나의 공방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관들이 책임을 방기하는 동안 귀중한 시간은 속절없이 소모되었다. 2028년 하반기로 예정된 첫 입주까지 남은 시간은 2년 반 남짓에 불과하다. 통상적인 철도 역사 건설에 설계 1~2년, 시공에만 3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 전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한 타임라인이다.

 

그렇기에 2026년 상반기까지 실질적인 착공 로드맵이 나오지 않는다면, 진접2지구 입주민들은 서울 도심까지 50분이면 닿을 거리를 입주 후 수년간 도로 위에서 두 배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며 버텨야 한다.

 

나아가 이는 이미 포화 상태인 국도 47호선의 정체를 가속한다. 기존 진접과 오남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까지 동반 하락시키는 연쇄적인 사회적 비용 증가를 낳는 셈이다.

 

따라서 이미 늦어버린 일정을 만회하려면 기존의 순차적인 행정 절차를 뛰어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가장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Fast-Track) 기법의 도입이다.

 

대광위 TF가 풍양역을 갈등 조정형 사업 1순위로 지정한 만큼, 이제는 관계 기관의 의견을 청취하는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개정된 광역교통법에 부여된 갈등 조정 권한을 적극 활용해 기관 간 이견을 좁히고, 행정 절차 단축을 위한 실질적인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설계와 시공을 일괄 입찰하는 턴키 방식을 활용해 건설사를 조기에 선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4호선 역사 건설과 9호선 환승 구조물 기초 공사를 통합 발주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다. 이 방식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중복 공사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시공사가 현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공사 기간을 관리할 환경을 제공한다.

 

화성시가 동탄 트램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착공을 앞당기고 있듯, 패스트트랙 적용은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추진 의지의 문제다.

 

풍양역 조기 개통은 남양주 북부권 교통망 완성을 넘어,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상징적인 과업이다. 교통이 편리한 신도시라는 정부의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서류상의 계획을 넘어 현장의 굴착 소리로 응답해야만 한다.

 

대광위 TF의 1순위 사업이라는 명칭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엄중한 책임감을 뜻한다.

 

만약 이번에도 기관 간의 입장 차이와 방기로 패스트트랙 도입이 무산된다면, 진접2지구는 성공적인 신도시 모델이 아닌 교통난의 대명사로 전락할 전망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된다. 멈춰 선 풍양역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수도권 동북부의 주거 안정이라는 거대한 퍼즐도 제 형태를 갖춰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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