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지역 커뮤니티에 공지된 4호선 진접선 배차 간격 관련 간담회 결과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2년 개통 이래 진접선 이용객들은 출근 시간대 10분, 평시 20분이라는 기형적인 배차 간격을 감내해 왔다. 이는 서울 도심 본선의 배차 간격이 출퇴근 2.5분, 평시 5.5분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수도권 동북부의 교통 소외를 해소하겠다는 원대한 목표와 달리, 승강장에서 하염없이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은 시민들에게 짙은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사당에서 진접까지 이어지는 혼잡 구간의 잦은 운행 지연까지 더해지며, 광역철도가 가져다준 물리적 연결의 기쁨은 기약 없는 대기 시간 앞에서 점차 퇴색되어 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간담회가 도출한 성과는 꽉 막힌 철로에 켜진 청신호와 같다. 핵심 운영 주체인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로부터 남양주시의 동의를 전제로 서울시 기준의 운행 시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전향적인 답변을 끌어낸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2026년 예정된 창동차량기지의 진접 이전이라는 굵직한 인프라 변화를 지렛대 삼아, 기존의 경직된 업무협약 틀을 깰 수 있는 행정적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문제는 이 장밋빛 전망 이면에 자리한 냉혹한 재정적 조건이다. 남양주시의 동의를 요구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단서 조항은 배차 간격 문제의 본질이 결국 비용에 있음을 시사한다. 열차 운행 횟수를 본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추가 운영비 발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행정적 협조와 시간표 조정은 열어두되, 관할 구역 밖에서 발생하는 추가 적자까지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떠안지는 않겠다는 단호한 선 긋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 있다. 진접차량기지의 남양주 이전은 철저히 서울시의 숙원 사업과 맞물려 돌아가는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40여 년간 자리를 지켰던 기지가 떠난 창동과 상계 일대에는 향후 서울 동북권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 산업 거점과 랜드마크가 들어설 전망이다. 즉, 남양주시가 막대한 면적의 부지를 제공하고 철도 기지라는 부담스러운 시설을 묵묵히 껴안아준 대가로, 서울시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거머쥐었다는 뜻이다.
바로 이 지점이 남양주시가 파고들어야 할 협상의 가장 전략적인 돌파구다. 기존의 경직된 업무협약 틀에 갇혀 운영비 증액분을 온전히 떠안을 것이 아니라, 차량기지 수용이 서울시에 안겨준 막대한 편익을 근거로 강력한 비용 분담을 요구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배차 간격 단축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대등한 위치에서 실질적인 비용 배분을 제안하는 행정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남양주시는 진접2지구와 왕숙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 개발로 폭발적인 교통 수요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선제적인 운행 시격 개선은 단순한 민원 해소를 넘어 미래 자족 도시를 지탱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긍정적인 신호탄은 쏘아 올려졌지만, 이것이 희망 고문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자체의 과감한 결단과 함께 치밀한 다각적 협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제 진접차량기지 운영이라는 전환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남양주시의 행정 역량이 평가받을 것이다. 단순히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차원을 넘어, 서울시의 숙원 사업을 해결해 준 명분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한편, 기존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정비하고 교통 복지의 우선순위를 재확립하는 행정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교하게 설계된 재정 운용과 실리적인 대화를 통해 잃어버린 일상의 시간을 시민에게 되돌려주는 슬기로운 해법을 내놓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