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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접차량기지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다 - 남양주시와 정치권의 과제
  • 최성민 <칼럼>
  • 등록 2026-03-21 06:58:33
  • 수정 2026-09-25 17: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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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접차량기지 조감도(출처: 서울시 건설알림이)

2022년 3월 개통된 진접선은 종전에 비해 진접∙오남∙별내의 출퇴근 지옥을 크게 완화해 주었지만, 출퇴근 시간대 10~12분, 평시 20분을 훌쩍 넘기는 배차 간격은 여전히 남양주 시민들에게 4년째 계속되는 고단한 일상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2026년 6월 개통을 목표로 진접차량기지가 철도종합시험운행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지역 사회에 오랜 가뭄 속 단비 같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열차가 주박하고 정비를 받을 수 있는 대규모 거점이 지역 내에 마련되면 배차 간격 역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희망의 이면을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거대한 인프라가 구축된다고 해서 곧바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막연한 믿음은 경계해야 한다.

 

차량기지 완공이 곧장 배차 간격 단축을 담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근본 원인은 철도 운영 권한을 둘러싼 구조적 한계에 있다. 진접선이 남양주를 관통해 달리지만, 실제 열차 운행과 시간표 결정권은 남양주시가 아닌 서울교통공사가 쥐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남양주시 자체 용역 결과, 진접 차량기지가 완공되면 현재 당고개까지 이어지는 공차 회송이 해소되어 최대 왕복 72회까지 추가 운행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기술적 가능성과 경영적 결단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수조 원대 누적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는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는 데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막대한 추가 운영비가 수반되는 증차 결정을, 단지 남양주에 차량기지가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울시가 순순히 허락할 리 만무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이러한 재정 압박과 방어적 태도 앞에서, 남양주시의 행정력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진접선 운영으로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시가 오롯이 부담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의 교통편의를 이끌어내겠다고 공언했다. 문제의 핵심은 정확히 짚었다. 늦었지만 방향 설정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 인식이 과연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껏 막대한 재정적 출혈을 감내하면서도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배차 간격 단축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시의 대응은 서울시를 향한 원론적인 건의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진접선 운영 손실 부담을 현실적 지렛대로 삼아 치밀한 협상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행정의 뚜렷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정치의 공간이 열려야 한다. 그렇기에 지역의 묵은 숙제를 풀기 위해 중앙 정치 무대와 소통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점이다.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남양주 정치권은 과연 진접선 증차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압박할 만한 실효적인 수단을 쥐고 있는지, 시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차량기지 개통이라는 시한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으며, 단순한 간담회 개최나 입장문 발표 같은 보여주기식 행보로는 굳게 닫힌 서울교통공사의 문을 열 수 없다. 정치권과의 공조를 통해 개통 전에 증차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

 

시민들은 수년째 아침저녁으로 플랫폼에서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흘려보내왔다. 다가오는 진접차량기지 개통식에서 테이프를 끊으며 자축하는 정치인들의 화려한 사진 한 장은, 매일 출퇴근 전쟁을 치르는 시민들에게 어떠한 위로도 되지 못할 것이다. 진정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출퇴근 시간 5분, 평시 10분이라는 단축된 시간표 그 자체다.

 

남양주시장과 지역 정치권은 차량기지 개통이라는 막연한 희망에만 기댈 때가 아니다. 수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차량기지가 완공되고도 정작 열차가 오지 않는 기형적인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배차 간격 단축의 확약을 받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또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시민들에게 강요된다면, 그로 인한 행정적, 정치적 부담은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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