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진접2지구의 장밋빛 미래와 달리, 핵심 기반 시설이어야 할 풍양역 개통은 지연의 늪에 빠졌다. 4호선 연장 노선인 진접선이 이미 운행 중임에도, 노선 위에 역사를 짓는 비교적 간단한 사업조차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실정이다. 당초 약속했던 2025년 개통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이는 단순히 신도시 입주민의 불편을 예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교통 불편에 시달리는 구도심 주민들의 고통마저 외면하는 행정 당국의 무책임과 무관심의 증거다.
신도시 개발의 대원칙인 ‘선교통 후입주’는 실종 직전이며, 진접2지구와 왕숙신도시 북부에 아파트만 덩그러니 들어선 채 교통망이 뒤따르지 못하는 교통 지옥의 그림자가 남양주 북부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신도시 개발의 그늘, 소외된 구도심의 교통 복지
풍양역 개통 지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설적이게도 아직 입주조차 하지 않은 진접2지구 주민이 아니다. 오랜 시간 이 지역의 교통난을 온몸으로 감내해 온 진접택지·장현·부평 등 구도심 주민들이다. 이들은 매일 힘겨운 출퇴근을 감내하고 있다. 풍양역은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절실한 희망이지만, 관계 당국은 진접2지구 입주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안일한 논리로 사업을 미루고 있다.
이는 정책적 근시안을 드러낸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존 주민들의 교통 복지를 외면한 불균형적인 행정이다. 물론 신도시 입주 시점에 교통망을 완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풍양역의 경우는 다르다. 이미 존재하는 노선에 건립키로 확정된 역사를 추가하는 사업이기에, 신규 노선 건설보다 기술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그럼에도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결국 관계 당국의 의지 부족과 탁상행정이 빚어낸 예견된 난맥상이다.
특히 2028년으로 예상되는 진접2지구 입주 시점에 맞춰 풍양역을 개통하겠다는 LH의 계획은, 구도심 주민들의 절박함을 외면한 무책임한 태도다. 심지어 그 2028년 개통 약속조차 현재로서는 지켜질지 의문이다. 이미 형성된 구도심의 교통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균형 발전의 시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 교통 허브의 잠재력, 근시안적 행정이 발목 잡다
풍양역은 단순히 하나의 지하철역이 아니다. 향후 9호선 연장선과 GTX-F 노선까지 연결될 수도권 동북부의 핵심 교통 허브로 성장할 막대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4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더블 역세권이 형성되면 남양주 북부에서 서울 강남까지의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풍양역의 조기 개통은 남양주 전체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폭제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관계 당국의 근시안적 사고와 지연되는 의사결정 속에 표류하고 있다. 진접선이 개통된 지 오래지만 4호선 풍양역의 착공 계획조차 불투명한 현실은, 미래 교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 방기나 다름없다. 진접2지구와 왕숙신도시 입주민, 그리고 기존 구도심 주민들까지 수많은 주민들의 미래가 걸린 풍양역 사업을 더 이상 행정 편의주의나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논리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교통은 복지>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고, 거시적 관점에서 4호선 풍양역 조기 개통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풍양역 개통 지연은 단순한 교통 문제를 넘어, 행정의 신뢰와 도시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신도시 입주 시점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 구도심 주민들의 고통을 방치하고, 지역 미래 성장 동력의 싹을 자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관계 당국은 지금이라도 선교통 후입주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진접2지구 첫 입주가 시작되는 2028년보다 앞서 풍양역을 개통함으로써, 기존 주민들의 교통난을 해소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남양주는 교통 불편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수도권 동북부의 명실상부한 중심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