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수출 중고차 3년 새 2배 급증…번호판 떼면 `관리 공백`
  • 손종국 기자
  • 등록 2026-09-27 08:50:01

기사수정
  • 수출 목적 등록말소 차량 33만8599대→72만1183대
  • 인천 연수구 5년간 민원 3827건…이동 경고만 9532대

수출 중고차가 3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지만 번호판 반납부터 실제 수출까지 차량 관리체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인천 연수구 내 중고차 매매 수출단지 현장. 사진=정일영 의원실 제공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수출 목적 등록말소 차량은 2022년 33만8599대에서 2025년 72만1183대로 늘었다. 3년 만에 2.1배로 증가한 규모다.

 

인천에서도 같은 기간 수출을 목적으로 등록을 말소한 차량이 3만406대에서 6만1878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차 수출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수출을 기다리는 등록말소 차량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행 제도의 빈틈은 차량 등록을 말소한 뒤부터 실제 해외로 반출되기 전까지 발생한다. 수출업체 등이 차량 번호판을 반납하면 해당 차량은 국내에 머물고 있더라도 일반적인 등록 차량과 달리 번호판이 없는 상태가 된다.

 

특히 차량 외부만 보고는 보관장소나 관리업체 등 책임 주체를 곧바로 파악하기 어렵다. 수출 대기차량이 도로나 주택가 등에 장기간 세워져 주민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지자체가 신속하게 관리 주체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중고차 수출이 집중된 인천 연수구에서 두드러진다. 2024년 연수구에서 처리된 중고차는 모두 23만8467대로, 전국 수출물량의 43.5%가 한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이 연수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번호판이 없는 수출 중고차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3827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이동 경고장이 부착된 차량은 9532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행정조치가 실제 차량 처리까지 이어진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동 경고를 받은 차량 가운데 실제 견인된 차량은 1228대였으며, 폐차 조치가 이뤄진 차량은 634대에 그쳤다.

 

현재 방식에서는 이동 경고장을 부착하더라도 처리기간 중 차를 인근 골목이나 다른 주차장으로 옮기면 당장의 견인을 피할 수 있다. 차량이 이동한 곳에서 다시 민원이 제기될 경우 지자체는 현장 확인부터 경고까지 관련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결국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식이 반복되면 행정기관의 단속 절차도 사실상 처음부터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대기차량의 관리 주체와 보관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제도적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 제도는 급증하는 중고차 수출 규모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6월 수출 여부를 신고해야 하는 기한을 기존 9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그러나 신고기한 조정과 별개로 번호판을 반납한 차량이 수출될 때까지 어디에 보관되는지,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별도의 관리체계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등록말소 이후 발생하는 관리 공백 자체는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연수구는 이에 따라 2025년 3월 수출업체 등록·관리제와 수출용 번호판 도입 등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수출 대기차량과 관리업체를 식별할 수단을 마련해 주민 불편과 행정력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건의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이나 추진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고차 수출 규모가 확대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기존 민원·경고·견인 중심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중고차 수출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관리제도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번호판을 반납한 이후 실제 수출될 때까지 관리 주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현행 구조로는 반복되는 주민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중고차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주민의 주차·교통·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함께 가야 할 문제”라며 “국정감사에서 국토부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수출 대기차량의 보관장소와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실효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경기도 ‘재정 비상’ 한 달…농어민 지원 줄고 산후조리비 종료에 반발 경기도가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지 한 달여 만에 도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지원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청년·환경·귀농농어민에게 지급하던 기회소득은 하반기부터 월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었고,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급하던 경기도 산후조리비는 이달 말 신청을 끝으로 종료된다. 남양주시민도 두 정책...
  2. 추미애 경기도지사 `사각지대 발굴이 복지의 핵심… 현장 사회복지인 지킬 것`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각지대 위기가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복지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추 지사는 10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홀에서 열린 ‘제2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이 자리에서 추 지사는 `사회복지인 여러분.
  3. 2026년 9월 1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동향 한국부동산원은 2026년 9월 7일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했다.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8% 상승했고, 전세가격지수는 0.10% 상승을 기록했다.매매가격의 경우 수도권은 0.16%, 서울은 0.20%, 지방은 0.01% 각각 상승했다.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 매물이 나오며 하락 거래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선.
  4. 최민희 ‘불금민생단’ 출범, 현장민원 챙기며 “민생 속으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최민희 국회의원(남양주갑)이 매주 금요일 민생 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불금민생단’을 발족하고 현장민원 챙기기에 나섰다.
  5.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2026 학부모와 함께하는 경청·동행 콘서트`서 학부모 소통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8일과 9일 아트팩토리 참기름 강화와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2026 학부모와 함께하는 경청·동행 콘서트`에서 학부모 150여 명과 자녀의 마음건강과 사회정서역량을 주제로 소통했다.이번 행사는 인천형 사회정서학습(SEL)의 가정 연계를 강화하고 학부모와 자녀의 건강한 관계 형성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